'철학'.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며 손사레를 칠 어린이가 많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나 독일 철학자 칸트처럼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나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여기긴 엄마ㆍ아빠도 마찬가지. 하지만 철학은 우리 삶과 그리 멀리 있지 않다. 그렇기에 학문의 범위를 깊이로 따지면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임에도 생활 속 아주 작은 질문에서도 철학적 사고가 가능하다. 철학으로의 낯선 여행은 그래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내 마음에게 물어봐요' 역시 철학을 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한다. 연세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지은이가 1989년부터 소외 계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펼쳐 온 철학 강의를 한데 묶어 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10가지 분야로 나눠 소개한다. 이를 통해 존재에 대한 이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예를 들어 존재에 대한 이해를 다룬 첫 번째 장 '나는 누구인가요'에서는 채소 '부추'를 '정구지'라 달리 부르는 경상도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물건이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또 전혀 다른 사물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를 생각해 보게 이끄는 식이다. 또 '이름과 무엇은 어떤 관계일까요?'ㆍ'하나의 물건에 이름이 여럿인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ㆍ'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어떤가요?' 등 질문을 잠차 확장해 나가며 생각의 깊이를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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